전통적으로 ‘문제행동’이라 불려온 반려견의 특정 행동들은 오랫동안 인간 중심적 관점에서 해석되고 다루어져 왔습니다.

이러한 관점은 행동의 원인을 반려견의 내면이 아닌, 인간의 편의와 생활 질서에 미치는 영향에 초점을 맞춥니다.
그 결과, 짖음, 파괴 행동, 공격성 등은 반려견의 ‘나쁜 습관’이나 ‘잘못된 행동’으로 규정되고,
그 해결책 역시 행동의 억제나 교정에 집중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은 반려견이 보내는 중요한 신호를 오해하고, 근본적인 원인을 간과하게 만드는 위험을 내포합니다.
이 보고서는 ‘문제행동’이라는 용어가 내포한 인간 중심적 한계를 지적하고, 이를 대체할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본 보고서의 핵심 주장은 ‘문제행동’이라는 용어가 반려견의 복지 상태를 심각하게 왜곡하는 잘못된 명칭이라는 것입니다.
이는 행동의 본질을 인간의 불편함으로 환원시켜, 그 이면에 숨겨진 반려견의 고통을 가리는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이 용어를 폐기하고, 새로운 정의를 공식적으로 제안하고자 합니다.
반려견의 ‘문제행동’은 ‘복지 저해 행동 신호(Behavioral Signals of Compromised Welfare, BSCW)’로 이해되어야 합니다.
이는 반려견이 겪는 내면적 고통(통증, 공포, 불안, 만성 스트레스)이나 충족되지 않은 종 고유의 핵심 욕구(안전, 탐색, 사회적 교류 등)에서
비롯되는 모든 행동적 표현을 의미합니다. 즉, 이 행동들은 반려견 자신의 삶의 질이 저하되었음을 알리는 외부 지표인 것입니다.

이 보고서는 낡은 모델의 해체를 시작으로, 행동 신호의 진정한 생물학적·심리학적 원인을 탐구하고,
나아가 소통, 복지 과학, 인도적 윤리에 기반한 새로운 실천적 프레임워크를 구축하는 여정으로 독자를 안내할 것입니다.
이는 단순한 용어 논쟁을 넘어, 반려견에 대한 우리의 윤리적, 임상적 책임을
근본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작업입니다.